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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해석' 둘러싼 보험사·가입자 맞소송… 법원 판단은?
작성자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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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다니는 직장과 같은 학교법인 산하 대학병원에서 치료비를 감면받은 보험가입자가 "약관에 따라 감면 전 의료비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보험사와 약관조항 해석을 두고 맞소송을 벌여 2540만원의 보험금을 받게 됐다.
A보험사는 지난 2011년 B씨와 의료비 등을 보장받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약관에는 '보험자(보험대상자)가 병원의 직원복리후생제도에 의해 납부할 의료비를 감면받은 경우 그 감면 전 의료비를 기준으로 입원의료비를 계산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런데 B씨는 2014년 8월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유방절제술 등 치료를 받게 됐다. 이 대학병원은 B씨가 근무중인 단체를 운영하는 C학교법인의 산하 의료기관인데, C학교법인은 교직원이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 진료비를 감면해 주는 혜택을 법인 산하 단체의 직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B씨는 치료비로 환자부담총액 5500만원 중 4000만원을 감면받아 1500만원을 병원에 내고, B보험사에 보험계약에 따른 종합입원비로 환자부담총액의 90%인 4970만원의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A보험사는 종합입원비로 B씨가 실제로 납부한 1500만원의 90%인 1360만원만을 지급했고, 그 외에 암진단비 등 다른 인정금액을 모두 합쳐 총 2800만원을 A씨에게 지급했다.
B씨는 "보험계약 약관에 따르면 병원의 의료비 감면 혜택은 학교법인 산하 단체직원에게도 적용된다"며 "보험계약에 따라 5000만원을 받아야 하는데도 1360만원을 받았으므로 3640만원을 더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A보험사는 "약관의 취지는 병원이 직원임을 이유로 복리후생제도를 적용할 때 감면 전 의료비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계산해 지급한다는 정책적 고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재단과 유관기관 등에 폭넓게 적용하는 할인제도에 대해서까지 실제 손해를 넘어 초과배상하는 것으로 적용될 수 없으므로 종합입원비 지급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자 B씨도 보험계약 약관에 따른 보험료를 지급하라며 맞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김예영 판사는 A보험사가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과 B씨가 A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A보험사는 B씨에게 2540만원을 지급하라"고 14일 밝혔다.
김 판사는 "약관조항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고 각각의 해석에 합리성이 있는 등 뜻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이 사건의 해당 약관조항이 '병원의 직원복리후생제도에 의하여'라고 하고 있어 해당 병원을 설치 운영하는 법인의 직원에 대해 진료비를 감면하는 복리후생제도를 운용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약관조항의 취지는 피보험자가 병원의 직원복리후생제도로 진료비를 감면받는 경우 이는 해당 병원이 피보험자의 복리를 위해 제공하는 혜택임에도 보험회사로 그 혜택이 부당하게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법인의 직원이 진료비를 감면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다만 "일부 진료비는 다른 질병의 예방을 위한 것이지 질병의 치료 또는 암의 치료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이를 고려할 때 A보험사가 B씨에게 지급할 보험금 잔액은 2540만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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