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논란' 행정소송, 금융당국 승소.."재해보험금 지급" > 보험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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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험금 문제를 두고 벌어진 보험사와 금융당국 간의 행정소송에서도 법원이 "자살한 고객에게 일반 사망보험금 뿐만 아니라 재해 사망보험금까지 지급하는 것이 맞다"며 금융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보험사와 개별 보험계약자 간의 관련 민사소송은 현재 전국에서 약 100여건 가량 진행되고 있어 이번 판결이 개별소송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ING생명보험 주식회사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13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반인인 보험계약자 입장에서는 자살한 고객에게 재해 사망보험금까지 지급하기로 하는 조항이 잘못 기재된 무의미한 조항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문구 그대로 보장된다고 알았을 것이고 보험모집인 등으로부터도 그렇게 설명을 들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약관조항을 작성하고 보험료를 책정해 판매하는 업무는 모두 보험사가 좌우할 수 있는 업무"라며 "(잘못 작성된 약관에 대한) 위험은 보험사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ING생명 측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청구권 부분에 대해서도 "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조치가 내려진 건 잘못됐다고 주장했지만 "소멸시효는 개인 간의 거래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의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 목적으로 내려진 처분과는 목적이 서로 다르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금융당국이 예전에는 약관을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자살한 고객에게 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약관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견해를 표명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융당국이 신뢰보호 원칙을 위반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밖에 "관련 임직원을 문책하는 것 외에도 보험사가 미지급된 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해 스스로 지급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관리·감독기관으로서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에 포함된다"며 시정조치 요구 역시 정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ING생명은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했던 고객들에게 재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해 지난해 금감원의 제재를 받았다.

ING생명을 비롯한 대다수의 생보사들은 사망보장을 해주는 보험에 가입한 뒤 2년(자살면책기간)이 지나 자살을 했을 때는 일반사망으로 보고 일반사망보험금만을 지급한다.

문제는 ING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이 재해로 사망했을 때 지급하는 재해사망특약의 약관에 주계약의 약관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발생했다. 주계약에는 보험가입 2년 이후 자살한 고객에게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ING생명이 약관을 따르지 않고 보험금 액수가 절반 이하인 일반사망보험금만 지급해 왔다며 ING생명에 자살보험금 지급방안을 마련하라는 주문과 함께 과징금 49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4월말 기준으로 보험사가 미지급한 자살사망보험금은 대형보험사 859억원, 중소형사 413억원, 외국사 907억원 등 2179억원으로 전국 법원에서 제기된 관련 소송은 100여건에 이른다.

보험사들과 개별 보험계약자 간에 벌어지고 있는 소송의 결과는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약개시일로부터 2년 후에 자살한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2심에서는 보험사에게 유리한 판결도 나왔다.

이번 행정소송의 결과는 이같이 엇갈리고 있는 개별 민사소송에서 참고자료로 사용될 전망이다.